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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기자]초유의 ‘업무보고 중단’…무슨 일 있었나

2025-06-20 0 Dailymotion



[앵커]
국정기획위원회를 담당하고 있는, 정치부 이준성 기자 나왔습니다.

Q. 초유의 업무보고 중단 사태가 벌어졌는데, 그것도 검찰은 30분 만에요.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네. 제가 검찰이 업무보고를 하는 현장에 있었는데요.

사흘 동안 제가 각 부서 보고를 지켜봤는데, 오늘 분위기가 가장 안 좋았습니다. 

보통 보고하러 온 부처 간부들과 국정위 위원들이 회의 시작 전 대화도 하고 하는데요.

오늘은 목례 간단히 한 뒤엔 몇 분간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습니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도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업무보고 중 검찰을 딱 집어서 들어와서 이런 센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윤석열 검찰 정부의 폭주가 이재명 정부를 낳았다"

"이번 대선은 주권자인 국민의 검찰에 대한 심판이다" 

2. 그리고나선 비공개로 전환이 됐는데, 중단이 된 거에요?

맞습니다.

조승래 대변인이 30분 만에 내려와서 "업무보고가 중단됐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초유의 일인데요.

내막은 이렇습니다.

국정위는 시작 전 검찰에게 "직접 수사권 배제를 전제하고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어차피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게 우리 공약이니 그걸 전제로 하라는 거죠.

그리고 대검 부장이 구두로 업무보고를 했는데요.

듣더니 "질문 안 하겠다"며 보고를 중단시켰습니다.

질문 받으려고 앉아있던 검찰 간부들은 한 마디도 못하고 돌아가게 된 거죠. 

이유는 이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그리고 기소권 남용에 대한 대책도 없다는 겁니다.

수사 하지 말고 기소권 남용하지 말라고 했는데 오히려 더 하겠다고 권한 늘리는 걸 보고해, 더 이상 들을 가치가 없었단 겁니다.

Q. 검찰은 뭐래요?

검찰은 억울하다고 합니다 .

어제 저녁 6시에 '수사-기소 분리 등 공약집 내용이 반영된 추가 자료를 요청 받고, 답변을 보냈는데, 답을 안 했다고 안 받겠다고 하니 난감하다는 겁니다.

Q. 어떻게 된 거에요?

국정위는 "답변을 미리 보냈는지 소통 오류 부분은 따져보겠다"면서도 "구두로 보고 조차 안 했다는 게 본질"이라고 했습니다.

개혁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요.

Q. 방통위는 왜 또 업무보고를 중단했어요?

여기는 검찰과 중단 이유가 다른데요.

대통령 공약을 제대로 반영 안 해서 중단된 검찰과 달리, 방통위는 'TV 수신료 통합 징수' '방송 3법 개정' 등 공약을 업무 보고에 반영했습니다. 

국정위가 시키는 대로 가져온 건데,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

[김현 / 국정기획위원회 위원]
"업무보고에 대해서 방통위원장 동의했는지 궁금하다. 방송3법 개정안 반대했는데 어떻게 방통위가 방송3법을 개정하는거에 동의한다는 내용 들어가 있나. 답을 해달라."

방통위가 지난 정권에서 보여온 태도에 대해 '반성이 없다'는 겁니다.

특히 업무보고 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격해졌는데 "윤석열 정권 때 문제엔 해명도 없이 새 정부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고, "답변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소극적으로 답변하자 질책하며, 보고를 중단했습니다.

Q. 원래 이렇게까지 국정위에서 부처를 세게 잡나요?

정권이 교체될 경우 군기잡기에 나서기도 하지만, 보고를 중단하는 건 이례적이긴 하죠.

그런데 국정기획위가 작심하고 압박한 부처들의 면면을 보면요.

검찰, 감사원, 기재부, 방통위, 지난 윤석열 정부 내내 민주당이 각을 세워 온 부처들이죠.

검찰은 폐지, 감사원은 국회 이관, 기재부는 예산 기능 분리, 정부조직 개편 대상이기도 합니다. 

조승래 대변인은 "우리가 점령군 행사한다든지, 군기잡기를 한다든지 하는 게 아니다"며 "변화에 저항하는 부처나 공직자를 바로 잡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한 부처 인사는 "유구무언"이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아는 기자였습니다.


이준성 기자 jsl@ichannela.com